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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5-12-03 10:32 조회 3,227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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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골목마다 숨죽인 이름들이/ 창살의 격자처럼 오이, 가지 씨앗처럼/ 장독대 묵은 기다림으로 무심히 번져갔다// 숨어든 그 이름들 흙 속에 웅크리고/ 뿌리로 연결하며 목청을 벼리다가/ 시멘트, 틈 비집으며 새벽을 밀어 올렸다// 달빛에 몸을 적셔 바람에도 흔들리며/ 담장 밑의 피돌기처럼 속울음 꾹 감춘 채/ 선연히 망막에 남아 노랑으로 일어섰다// 붉은 코트 소녀처럼 지워지지 않을 이름/ 화소마다 엮으며 민초의 노래 짓는다/ 피었다 한 송이 저항, 삭제 못할 봄이다『초월』(2025년, 책만드는집)
아래는 '시조 앞에서'라는 허창순 시인의 산문이다. 시조에 관한 글로 새겨읽을 만하다.지금의 나는 더 많이 알고, 더 조심스럽고, 때로는 너무 정직한 탓에 한 줄을 읽는 데도 오래 망설인다. 야마토플레이 그래서 문득, 그날의 시계를 떠올린다. 때때로 틀려도 괜찮다. 정확한 해설보다, 망설임 없는 착오로 말하고 싶다. 그 시절처럼, 믿는 마음 하나로 정답 없는 세계에 질문을 심고, 단어를 구름처럼 매달며, 흐르는 시간을 손끝으로 더듬고, 고요 속에 리듬의 척추를 세우는 일. 되풀이되는 틀림을 시조로 건네는 일,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세상이 틀렸 관련 내용 바다이야기사례 다고 말하기 전에 시조 앞에서 내가 믿는 건 먼저, 나를 믿어보는 일이다. 그 믿음 하나가 어느 날은 시조가 되고,어느 날은 나를 조용히 붙든다. 흐르듯, 묵묵히.
이처럼 시조에 대한 태도가 진지하다. 시조의 가치와 위상을 제고하는 산문으로 마음에 깊이 와 닿는다.
「굿모닝, 민(民)들레 씨」는 제목이 특이하다. 영어 관련 내용 릴짱릴플레이 와 한자, 한글이 섞여 있다. 의도된 선택이다.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Good Morning, Mr. Orwell'의 역설적 인사를 차용하여 디지털 시대 민중 저항의 생명력을 민들레에 빗대어 표현한 제목이다. 찬찬히 뜯어읽는 중에 작품이 예사롭지가 않음을 감지한다. 면밀한 묘사로 민들레를 거쳐 민초들의 아픔을 진정성 있게 떠올리고 있어서 감동적이다. 셋째 오션파라다이스설치 자료 수 종장 후구는 같은 방식의 진술 즉 무심히 번져갔다, 새벽을 밀어 올렸다, 노랑으로 일어섰다, 였다가 마지막 수인 넷째 수 종장은 피었다 한 송이 저항, 삭제 못할 봄이다, 라고 대미를 장식하면서 긴 여운을 안긴다. 강인한 저항의지의 미학적 표출이다. 눈길을 끄는 「어항 앞에서」를 옮긴다.
연못가에 버려진 건 죽은 것 같아서다/ 돌 관련 내용 바다이야기무상머니 틈에 가까스로 걸쳐있는 지느러미/ 손 바닥 옹이가 배이도록 그 여자는, 빛이었다// 살아 있다는 건 부서질 만큼 안고 가는 일/ 가슴을 찢으며 솟아난 울음의 긴 끈이기에/ 어쩌면 무탈하다는 건 헤엄칠 수 있다는 것/ 우리는 아파트 안 뻐끔거리며 살지만/ 문밖의 예고 없는 격랑과 침묵 사이를/ 깨어진 어항 앞에서 이야기하는 중이다.
가히 의미심장하다.
이정환 시조 시인 관련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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